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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을 때 요구하세요 ."에 대한 반론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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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하다 발견한 내용인데 “분만할 때 요구하세요” 라는 제목의 글을 보았는데 맞는 면도 있고 틀린 면도 있는데 어떤 분야든 가장 위험한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일부만 아는 사람, 즉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그것만 옳고 다른 것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현대의학에서 100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한 성과를 낸 분야가 산부인과의 산과 분야인 반면에 가장 발전이 더디고 미지의 영역이 많은 분야 역시 산과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성사망률등 산과 영역의 모든 지표에서 드라마틱한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1년에 36만 명, 하루에 1000명의 여성들이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을 정도로 산과에서는 미지의 영역과 예측 불가의 상황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1990년대 1년에 53만 명의 여성이 임신과 관련되어 사망하던 상황에서 많이 개선이 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매일 1000명의 여성이 임신과 관련되어 사망을 하고 있을 정도로 임신 출산은 일생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 및 위험에 직면하는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고, 아기 낳을 때 가장 고려할 점은 무엇보다도 산모와 아기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하나하나 comments를 해볼까 합니다.

1. 산모를 환자로 대하지 않는 의사가 좋다.
"임신은 질병이 아니다. 몸에 어떤 이상은 없는지, 아이의 상태는 이렇다 저렇다 하며 잦은 검사를 하고, 자꾸 하지 말라고 금기시하는 의사는 산모의 자율적인 출산을 방해하기 쉽다."
Comment) 
물론 임신은 질병이 아닙니다. 
실제로 환자(Patient)라는 표현보다 임부 또는 산모(Pregnant woman) 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렇지만 일생에 있어서 여성에게 가장 급격한 변화와 가장 위험한 상황, 또한 뱃속의 아기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 없고 급격한 변화와 위험한 상황에서 검사를 통해 미리 위험에 대비하고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검사 및 금기, 가이드라인들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수억 명의 산모와 태아를 통한 연구에서 타당한 근거에 의해 정립된 정설에 의거한 것입니다.

2. “제가 원하는 자세로 아이를 낳을게요.”
"우선 산모는 혼자서 출산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위한 권리를 출산을 도와줄 의료진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산모가 누워 있는 출산 자세는 의료진의 편의를 고려한 것일 뿐이다.
진통하면서 산모가 편하게 느끼는 자세를 취하며 출산하도록  해야 한다. 일어서거나 웅크려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
Comment)
모든 동물과 예전의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 혹은 지금도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는 혼자서 출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가능하기도 하고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대개 혼자서 출산을 하는 경우에 웅크린 자세로 출산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의료시설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출산한 경우와 집에서 혼자서 출산한 경우의 모성 사망율과 영유아 사망률은 비교가 불가능한데 의료시설에서 출산을 하는 이유는 의료진과 장비의 도움을 받자는 것이지 의료진의 도움을 받지 않는 다면 집에서 혼자 출산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출산 자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통 중에는 산모가 편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지만 분만시점에는 지금 산부인과에서 행해지는 방법이 수십 년 동안 수천만, 수억 건의 분만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임상자료에 의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되어 취해지는 자세입니다.
누워 있는 자세는 의료진의 편의를 위한 자세일 뿐만 아니라 산모와 아기에게 가장 안전한 자세입니다. 웅크리고 앉은 자세에서 분만이 이루어지다 보면 급속히 진행이 된 경우 아기의 머리가 바닥과 충돌해서 신생아의 뇌에 손상을 줄 수도 있고 산모의 산도와 항문, 대장, 요도, 방광에 손상을 줄 확률이 누워 있는 자세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한 분만중 누워 있는 자세가 태아 심박동의 모니터링, 태아의 하강 정도, 태향, 분만 후 출혈과 열상의 확인에 있어 이점이 훨씬 많습니다.
인간의 골반은 형태학적인 특성상 아기가 곧바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미로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하강, 굴곡, 내회전, 신전, 외회전, 왼팔 분만, 오른팔 분만등 여러 가지 아기의 자세 변화를 통해 분만은 이루어지는데 산부인과 의사는 산모를 눕혀 놓고 밀려 내려오는 아기를 단순히 받아 내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한 동작으로 보이겠지만 위의 단계별 분만을 돕는 손동작으로 태아의 원활한 분만과 산도열상을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게다가 분만 후 출혈이 있거나 수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산모가 분만대에 누워 있는 자세입니다. 즉 분만대에 누워서 출산을 하는 자세는 의료진의 편의뿐만 아니라 아기와 산모의 안전을 위한 자세입니다.

3. “지나치게 말을 걸지 말아 주세요.”
"산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꾸 말을 걸면 산모의 뇌는 분만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답을 하기 위해 다른 작용을 하게 되어 원활한 분만에 방해가 된다."
Comment)
대부분의 산모와 보호자는 의료진이 얘기를 해주기 원합니다.
출산은 기나긴 고통과 기다림 속에 이루어지고 출산 과정은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공포스럽기 때문에 의료진이 그때그때 상황을 설명해 주고 격려를 해주고 호흡을 함께 하며 배를 힘을 주는 타이밍과 방법을 교육 시켜주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지 산모를 방치하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은 아닙니다.
또한 통증 속에서 대화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분만 시점의 예측등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진통제나 마취제를 놓지 마세요.”
"산모의 몸은 호르몬인 엔돌핀을 분비하여 진통제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 진통제 등이 투여되면 체내의 호르몬 균형이 깨지고, 산모는 아이를 돌보려는 모성애를 잃게 되고 아이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Comment)
통증에 대한 예민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견디는 경우는 진통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지만 극심한 경우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의학의 혜택의 하나인 경막외마취를 거부하다 충분히 자연분만 가능한데도 통증 때문에 인내력의 한계를 느껴 결국 수술을 원하는 산모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잠깐 근무했던 병원은 경막외마취를 거의 모든 산모들에게 시행했는데 한 달에 분만 400건 이상을 시행하면서도 제왕절개율은 10%대를 넘지 않았습니다. 
즉 다른 이유 없이 통증을 못 이겨서 수술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말이 됩니다.
진통제를 투여한다고 해서 호르몬 균형이 깨지거나 모성애를 잃는 것도 아닙니다.

5. “힘들 때 물에 들어가도록 해주세요.”
"평소 물을 무서워하던 산모도 출산할 때는 본능적으로 물에 끌린다. 물 안에 들어가면 진통이 덜해지고 다시 밖으로 나와 낳거나, 그대로 수중 분만을 하는 경우도 있다."
Comment)
수중분만에는 빛이 있다면 그림자 역시 있습니다.
고위험 산모나 고위험 태아는 지속적인 태아감시장비를 통해 상태를 모니터링해서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합니다. 그런데 모니터링 장비를 떼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에 충분히 대처할 시간을 허비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위험인자가 없는 산모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가 없지만 위험인자가 없는 산모는 물속이 아니라 의료진 도움 없이 집에서도 혼자서 분만을 대부분 잘 할 수 있는 산모들입니다.

6. “탯줄은 5분만 기다렸다가 잘라 주세요.”
"탯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았던 태아는 폐호흡을 시작한다. 폐와 탯줄 호흡을 동시에 하다가 폐호흡에 익숙해지는 데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잠시 기다렸다가 탯줄을 잘라야만 아기는 고통스럽지 않다."
Comment)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고 조금 후 자르는 것은 위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탯줄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 탯줄을 자르면 탯줄을 통해 아기에게 혈액 이동이 많아, 생후 6개월 무렵 오는 영유아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만삭의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아기에 한정됩니다.
만약 미숙아이거나 저체중 출생아인 경우는 탯줄을 늦게 자르면 과도한 혈액의 이동으로 심장에 부담이 커져서 심부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신속히 잘라야 합니다.

7. “제 힘으로 낳도록 기다려 주세요.”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겸자나 흡입기 등 의료기구 사용도 자제하고, 혼자 낳을 수 있도록 출산을 서두르지 않도록 해 주세요."
Comment)
물론 출산의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겸자나 흡입기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만 과정, 특히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은 분만 과정에서 산모와 아기에게 가장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아기의 머리와 탯줄은 눌리고, 자궁은 가장 강한 수축으로 혈액이나 산소 공급이 떨어짐으로써 아기의 심박동은 떨어지고 산모의 고통도 가장 극심한 상황이 됩니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경우는 분만을 그대로 진행시키켠 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아기가 위험하겠다는 판단이 들 때 겸자나 흡입기를 쓰는 것입니다.

8. “관장, 제모, 회음절개를 하지 말아 주세요.”
"회음절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별로 시행하지 않는 불필요 한 시술인데 의사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고 많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시술이다.
굴욕적인 관장, 제모도 마찬가지로 의료진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굳이 필요가 없다."
Comment)
회음절개의 부당성에 대해 기술해 놓은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산모들이 읽은 듯 합니다.
물론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회음절개를 많이 시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유럽이나 미국 산모들의 키는 평균 170cm가 넘고, 우리나라 산모들은 평균 160cm 정도 입니다.
산모의 키와 골반의 크기, 산도의 저항성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고, 서양 아기들과 우리나라 아기들의 출생체중은 평균 3,400g 정도로 동일한데 서양아기들은 머리가 작고 신장이 긴데 반해 우리나라 아기들은 신장은 작고 머리가 굉장히 큽니다. 그렇다 보니 동양인들은 산도열상의 가능성이 그 만큼 높습니다.
예전 우리 할머니, 어머니 세대에는 회음절개를 하지도 않았고, 또한 열상이 있어도 봉합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문괄약근이나 요도가 손상되어 대변이나 소변이 질로 새거나, 시시때때로 대변이 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회음절개는 원하는 방향으로 미리 절개를 함으로써 열상이 그쪽 방향으로 깔끔하게 생기도록 유도해서 깔끔하게 봉합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만약 회음절개를 하지 않는다면 회음부가 불규칙하게 이리저리 찢겨져서 봉합자체도 어렵고 봉합을 한다 해도 위에 언급한 누공(fistula)이나 대변이 자신도 모르게 새는 대변실금(fecal incontinence)의 가능성의 그만큼 높아집니다. 
회음절개와 더불어 분만때의 3대 굴욕이라는 관장, 제모의 경우도 경산부라든가 급속분만의 경우는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식사를 한지 오래되었다고 해도 직장에 있던 대변이 태아 머리에 눌려서 배출되기 때문에 분만전에 관장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모 역시 회음절개 봉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차라리 관장을 하고 말지 대변이 자신도 모르게 뿜어져 나오는 것이 더 굴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의 내용 중에는 르봐이예 분만법의 내용이기도 하고, 일부는 상업적 측면에서 일부 병원에서 산모들에게 홍보한 내용들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의학적인 정설과 배치되는데 정확한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산모들에게 자신의 병원이 이만큼 산모를 위하고 있다는 홍보성, 유인성 내용에 너무 현혹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분만실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상상하는 것처럼 분만실은 우아하지도 정숙하지도 않은 곳입니다.
항상 급박하게 돌아가고, 산모들의 신음과 고함소리, 의료진의 산모와 박자를 맞추기 위한 격려 소리로 시끄러운 곳입니다.

분만이란 태초 이래로 여성이 경험해 왔던 일이고 인류가 존재하는 그날까지 경험할 일이지만 일생에 걸쳐 가장 위험천만한 순간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분만 시 가장 고려할 점은 무엇보다도 산모와 아기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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